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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국평격

묘신불명

을목(乙木) 일기(日奇)가 기토(己土) 묘고(墓庫)에 가라앉아 광채가 어두워 밝지 못한 형국입니다. 자취를 감추고 재능을 감추어 기르는 것이 마땅하며, 나서서 드러나게 쓰이는 것은 마땅하지 않으니 고요히 때를 기다리는 것이 상책입니다.

성격 조건

천반 기 + 지반 을

상세 해설

묘신불명은 천반 기(己)가 지반 을(乙) 위에 임하여 이루어집니다. 기(己)는 묘신(墓神)이자 지호로 음침한 흙에 속하고, 을(乙)은 일기(日奇)로 갓 돋은 나무와 부드러운 바람, 단비 같은 귀함을 상징합니다. 일기가 묘토에 덮여 빛나되 밝지 못하니, 구슬이 먼지를 뒤집어쓴 것과 같아 묘신불명이라 부릅니다. 격이 이루어지는 이치는 가림이라는 한 글자에 있습니다. 을목은 본래 삼기(三奇)의 하나로 길한 기운을 지녔는데 기토 아래에 떨어지면 길기(吉氣)가 어두운 흙에 눌려 밖으로 나오지 못합니다. 길기는 여전히 있으나 다만 쓸 수 없을 뿐입니다. 그래서 자취를 감추는 것이 마땅하고 드러나게 쓰이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길기가 안에 갈무리되어 있으니 감추는 데 이롭고 드러내는 데 불리합니다. 이 격은 평격으로 지키면 허물이 없고 움직이면 마땅함을 잃습니다. 무릇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일은 모두 이 격에 부합합니다. 구설을 피하고 잠시 물러나 은거하며 몰래 준비하고 문을 닫고 공부하면 도리어 이로움을 얻습니다. 반면 얼굴을 내미는 일은 모두 이 격을 거스릅니다. 명성을 구하고 공모에 나서고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면 대개 묻히고 냉대를 받습니다. 층차로 보면 두문·태음·구지처럼 은닉을 주관하는 문과 신을 만나면 격국의 힘이 도리어 커져 깊이 감출수록 안전하고, 경문(景)처럼 드러냄을 주관하는 문과 짝하면 밝음과 어둠이 어긋나 진퇴가 곤란해집니다. 을목이 낙궁에서 왕성하면 목기가 점차 흙을 뚫을 수 있어 어두움이 극에 달했다가 밝아질 기틀이 있고, 낙궁이 공망을 만나면 감추는 것조차 안정되지 못하니 다른 시기를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격으로 일을 판단하면 답은 흔히 한마디입니다. 지금은 움직이지 않는 것입니다. 예봉을 거두고 뿌리를 내리며 묘고가 열릴 때를 기다리면, 묻혀 있던 씨앗이 절로 흙을 뚫고 나옵니다.

주제별 판단

직업·관운

직장에서는 웅크리는 것이 좋습니다. 공모나 자천은 묻히기 일쑤이고 다툴수록 냉대를 받습니다. 이때는 가라앉아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실무를 다지며 성과가 대신 말하게 하는 것이 알맞습니다. 이직을 점치면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았고, 구설을 피하는 일을 점치면 바로 이 격에 부합하니 한 걸음 물러나는 것이 오히려 안전합니다.

재물·사업

재물의 기운이 흙에 가려 드러난 방식의 재물 구하기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으니, 투자는 거두는 것이 좋고 벌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은밀한 포석에 알맞아 물량 비축, 저장, 조용한 자산 매입은 모두 가능하나 요란한 사업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재물 찾기를 점치면 돈이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어 있으니 옛 장부를 자세히 살피면 누락을 찾을 수 있습니다.

연애·혼인

감정은 드러내기보다 감추는 것이 좋습니다. 공개하지 않은 관계는 그런대로 유지되나 요란해지는 순간 도리어 변고가 생깁니다. 독신자는 이 시기 인연이 잠복해 있으니 억지로 구해도 소용없습니다. 상대의 마음을 점치면 정이 있으되 깊이 감춰져 있으니, 말하지 않는다고 없는 것이 아닙니다. 인내와 시간이 해약입니다.

건강

병의 상이 은미하여 증상은 가벼우나 병근이 깊이 숨어 있으니 간울(肝鬱)과 비습(脾濕) 같은 만성병을 조심해야 합니다. 건강검진에서 놓치기 쉬우니 불편함이 있으면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고, 수치가 정상이라도 몸의 느낌에 유의해야 합니다. 정양(靜養)이 이리저리 애쓰는 것보다 나으니, 생활 리듬을 고르게 하면 잠복한 병은 절로 사라집니다.

이동·여행

멀리 요란하게 다니는 것은 마땅하지 않으며 출행에 냉대와 지체가 많습니다. 다만 일을 피하거나 요양하거나 은거하러 가는 길이라면 도리어 제자리를 얻습니다. 한적한 곳으로 가고 인적 드문 길을 택하되 조용할수록 순조롭습니다. 실종된 사람을 점치면 대개 멀리 가지 않고 숨어 있으니, 옛 터전의 후미진 곳에서 은밀히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소송·분쟁

소송은 피하는 것이 좋고 맞서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나서서 대질하면 억울함을 당하기 쉽고 증거가 한동안 빛을 보기 어렵습니다. 조용히 대응하며 기일 연기를 얻어 내는 것이 무리한 개정보다 낫습니다. 조사받는 일을 점치면 당장은 큰 탈이 없으나 먼저 나서서 모습을 드러내지 말아야 합니다. 바람이 지나갈 때까지 지키면 일이 대개 흐지부지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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